​자기 옷이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노랑 은행잎이

단풍나무는 빨강 단풍잎이

자기 몸에 가장 잘 어울리고

몸에 딱 맞는 옷입니다.

사철 푸른 솔잎이

단풍나무에 달려 있다면

푸름을 자랑하는 솔잎일지라도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입니다.

자기 옷을 입어야 편한 것입니다.

가장 잘 사는 삶은 자기 옷을 인정하고

그 옷에서 즐거움을 찾는 삶입니다.

단풍나무는 

단풍나무의 삶일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단풍나무가 사철 푸른 소나무가 좋다 하여

소나무가 되려고 애를 쓴다면 신세 한탄만 하다

아름다운 단풍잎도 내지 못하는 

불행한 삶이 될 것입니다.

단풍나무라는 것을 인정하고

더 아름답고 붉은 잎을 만들어 낸다면

세상에서 가장 완전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