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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보니까 이성범 20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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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tpc.onmam.com/bbs/bbsView/40/356709

 

 

내가 살아 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라는 것이다.

명품 핸드백에도 시시한 잡동사니가 가득 들었을 수 있고

비닐봉지에도 금덩어리가 담겨 있을 수 있다.

물론 이런 말을 해봤자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이상한 궤변 말라고 욕이나 먹겠지만,

내가 살아 보니까 그렇다는 말이다.

 

 

내가 살아 보니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결국 중요하지 않은 것을 위해

진짜 중요한 것을 희생하고, 내 인생을 잘게 조각내어

조금씩 도랑에 집어넣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도 어렸을 때 주위 어른들의 겉모습,

그러니까 어떻게 생기고 어떤 옷을 입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고 할 때 코웃음을 쳤다.

자기들이 돈 없고 못생기고 능력이 없으니

그것을 합리화하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 그렇다.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다.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다.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 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 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 것이 결국 내 실속이다.

 

 

내가 살아 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내가 남의 말만 듣고 월급 모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한 것은 몽땅 망했지만,

무심히 또는 의도적으로 한 작은 선행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고마움으로 남아 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어차피 세월은 흐르고 지구에 중력이 존재하는 한

몸은 쭈글쭈글 늙어 가고 살은 늘어지게 마련이다.

내가 죽고 난 후 지상에 왔다 간 흔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차피 지구상의 65억 인구 중에 내가 태어났다 가는 것은

아주 보잘것없는 작은 덤일 뿐이다.

그러나 이왕 덤인 김에,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덤이 아니라,

없어도 좋으나 있으니 더 좋은 덤이 되고 싶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장영희/ 샘터 -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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